김종인·이준석, 경선 캠프 2선 후퇴 요구윤, 권성동 의원 비서실장 임명 ‘선 긋기’당 안팎선 “주도권 다툼 벌일 때냐” 우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이견 표출이 계속되고 있다.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대표는 기존 ‘윤석열 경선 캠프’의 2선 후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윤 후보는 이날 캠프 핵심인 4선의 권성동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경선 승리에 기여할 캠프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이 대표는 8일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와 관련된 질문에 “김 전 위원장은 승리를 위해 항상 여러가지 복잡한 ‘선결 조건’들을 많이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선결 조건’에 대해 “선대위 전면 재구성과 기존에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 측이 선대위 구성 등에서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다.앞서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전·현직 의원만 60여 명에 이르는 경선 후보 캠프의 해체와 선대위 전면 재구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의원들을 제외하고 실무형으로 다시 꾸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파리떼에 둘러싸여 5개월 동안 헤맨 것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현주소”라며 캠프 인사들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고,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멘토로 여기는 이 대표 역시 ‘하이에나’라는 표현을 써가며 캠프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그러나 윤 후보는 이날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아 실질적인 좌장 역할을 한 권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선임하면서 권 의원 중심의 선대위 구성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해체와 선대위 전면 재구성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긋는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조직을 어떻게 만들지, 인선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 당과 협의하는 채널로 권 의원을 비서실장에 발령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기존 (캠프) 멤버들에다가 더 진영도 넓히고 다른 후보 캠프 분들도 (추가) 영입하고 우리 당 전체가 하나가 돼 큰 선거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캠프 체제를 유지하면서 확장성을 키우는 방식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리겠다는 취지다.그러자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 대담에서 “캠프에는 후보가 대통령 되면 덕 보지 않을까 하는 ‘자리 사냥꾼’들만 모이게 돼 있다”며 윤 후보를 향해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윤 후보의 행보에 불만을 표출했다.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갈등 국면이 지속되면서 “지금이 주도권 다툼을 벌일 때냐”는 당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 이후 당 지지율이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할 때에 후보와 대표가 이런 공개 충돌로 점수를 깎아 먹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선대위의 중심인 후보의 의사를 무시하고, 후보 캠프를 ‘파리떼’에 비유하며 전권 수용을 압박하는 듯한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 행태에 대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의 선대위 구상이 아무리 전략상 옳다고 해도 승리한 캠프를 도매금으로 매도하면서 ‘무조건 내 말을 따르라’는 식으로 압박한다면 후보가 흔쾌히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이런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이날 “윤 후보는 그래도 경선에서 승리한 캠프이고, 공이 있는 분들을 배제하는 경우는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두 가지가 충돌되는 게 아닌 만큼, 조율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윤 후보 역시 이날 당 현안보고에 참석해 “(과거)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운동은 집권 후 소수 측근 인사에 의한 유사 독재로 늘 흐른다”며 당 선대위를 측근 인사로만 채우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봉합을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