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한미일 3국 정보수장 비공개 회동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북한이 19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오늘(19일) 10시 17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했다. 발사 배경을 두고 우리 군 당국이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한 가운데 잠수함에서 SLBM 발사에 성공해 세계 7번째로 잠수함 운용국으로 도약한 데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21일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대응한 측면도 없지 않다는 관측이다. 특히 현재 서울과 미국 워싱턴에서 각각 한·미·일 3국의 정보수장과 북핵 수석대표가 나란히 회동하고 한반도 정세를 논의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외교적 압박 의도를 주목하는 분석이 많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 일본 내각 정보관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16일부터 나흘 간의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 한일,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이렇듯 대북대화 재개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상황에서 보란 듯 미사일을 쏘아올렸다는 점에서 ‘종전 선언’을 고리로 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한반도 프로세스 구상에도 험로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을 가능성이 큰데 북한이 이에 반발하면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청와대가 NSC 상임위원회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미·중·일·러와 활발한 협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번 발사가) 이뤄진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미 북한은 지난달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뒤에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로 긴장의 수위를 높인 바 있다.일부에선 문 대통령 임기가 채 7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의 이런 움직임을 고려하면 종전선언에 힘이 실리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다만 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날도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는 않으면서 북한의 소위 ‘이중 기준’ 문제 제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부가 이날 “한반도 정세를 평화적·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남북간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으로 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