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노래방... 곳곳서 잡음·불만 잇따라자영업자들의 경영 위기 회복을 위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단계가 본격 시행되면서 식당·카페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사진제공=뉴시스"그동안 누적돼온 적자 영업에 아무런 희망이 없고 매출이 회복되더라도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 지출비용이 늘어나 앞길이 막막하다"위드 코로나 시행 이틀째를 맞이한 지난 2일 첫째 날과는 달리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번달부터 국내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 첫 단계가 시행되면서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2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코로나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첫날만 해도 종각역 근처에 위치한 치킨집 사장 A씨는 "지난주 화요일 대비 매출이 30~40% 늘게 돼 가게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게 얼마 만인가 싶네요"라며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가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장기화로 누적된 식당 적자를 단기간에 상쇄 시킬 자신이 없다면서 하소연했다. A씨는 "그동안 누적돼온 적자 영업에 아무런 희망이 없고 매출이 회복되더라도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 지출 비용이 늘어나 앞길이 막막하다"며 "정부의 이번 조치로 얼마 못 가 확진자 수가 다시 폭증하게 되면 또다시 셧다운 조치가 내려져 지금 기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여의도역 근처에 위치한 호프집 사장 B씨는 "평소에 2~4명의 손님들을 맞이하다가 10명 이상을 받다 보니 가게가 평소보다 붐볐고 월요일이었지만 오랜만에 느껴본 활기찬 분위기로 신이 났다"며 "하지만 이렇게 붐비다 보면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해 다시 셧다운 조치가 우려돼 정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위드 코로나 둘째 날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북적이지 않은 곳도 있었다. 특히 유흥시설을 제외한 일반 상가들은 특별히 손님들이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유덕현 서울지부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수많은 자영업자분들이 정부의 조치에 대해 기대를 많이 한 상황이지만 위드코로나 첫 날, 관악구쪽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며 "아직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이어 "일반 상가들은 제외한 유흥업소에는 손님들이 붐볐다고 하는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자 오히려 더 멀리 교외로 빠져나간 손님들도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일부 국회의원도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이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상공인 대표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손실보상안 등도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지만 그동안 소상공인들의 누적된 적자의 폭이 상당히 깊고 정부가 문제 해결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 손님 받을 수 있는 여건만 마련된 상황이다"며 "지금도 여전히 확진자 수는 폭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근본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단순히 소비가 며칠 늘었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물가 마저 오르는 상황에서 포퓰리즘 정책까지 남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일부 환자들은 백신 못 맞는데… 재활 치료도 못하나━서울 강남구의 한 헬스장에서 트레이너가 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뉴시스이번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으로 유흥·체육시설에는 '방역패스'(음성확인제·접종증명)가 있어야 출입할 수 있게 되면서 헬스장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한 손님이 있어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김기홍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실내체육시설이 위험한 시설처럼 이야기 하지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코로나는 무섭다고 하면서 미접종자의 활동을 제지하면서도 식당에서는 4+6인으로 정책을 마련한 게 이상하다"고 비판했다.강남역에서 헬스장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백신 패스 도입 이후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예 입장이 불가능하게 돼 오히려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중앙방역대책본부의 방역 지침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주된 의견이었다. 회원들 중에는 단순히 건강 관리 목적의 회원들만 있는 게 아니라 질병으로 인해 재활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 간질환자 등은 면역력 문제로 백신을 접종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김성우 대한피트니스경영자협회 회장은 "헬스장 회원중에는 몸매를 가꾸는 분들도 계시지만 간질을 앓고 계신 분들, 당뇨가 심하신 분들도 많다"며 "이런 고객들은 치료 목적으로 운동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고 했다.이어 김 회장은 "지병이 있어 백신을 일부러 맞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 분들이 병원에서 제외사례로 증명서를 떼달라고 해도 끊어주질 않는다"며 "교통사고를 당하고 몇 개월 간 재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골프장 과 같은 백신패스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도 황당할 따름"이라고 말했다.여의도에 위치한 헬스장 사장 B씨는 "위드 코로나 해서 시간을 늘렸는데 오시는 회원들은 오히려 똑같고 2년동안 코로나로 인해 회원수 감소가 큰 상태였다"며 "종일 환불 문의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하지만 정부는 이런 움직임에도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제기되는 실내체육시설 등 운영자들의 ‘방역패스’ 시행에 대한 반발에 제도 도입이 단기적으로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시설을 이용하는 모두의 안전과 특히 백신 미접종자의 감염 전파를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다시 한번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이어 “방역패스는 보다 안전한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을 위해 단기적으로 불가피한 조치이자 아주 중요한 핵심조치”라며 “밀폐된 공간에서 침방울 배출이 많은 활동이 장시간 이뤄지는 실내체육시설은 구조적으로 감염의 위험성이 크다”고 했다.━노래방 사장 "직원은 그대로 인데 챙겨야 할 게 많아 혼란스러워"━노래연습장도 마찬가지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되면서 숨통이 트일 거라고 기대했던 자영업자에게 또 다른 장벽으로 다가왔다오면서 손님과 주인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전노래방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영업 시간이 늘어나면서 손님들이 증가했지만 어차피 코로나 이전하고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악화된 상황이다"며 "마치 보건소 직원처럼 손님마다 2차 접종을 제대로 했는지 등 꼬치꼬치 캐물어야 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인력을 충원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해야할일은 많은데 손님들이 한정이 돼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제도가 보완됐으면 한다"며 "오히려 음식점·카페에 있는 분들은 마스크 벗고 식사하는데도 전혀 제재가 없고 우리와 같은 일부 시설에만 적용해 또 다른 차별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손님들의 경우 불쾌해 하는 경우도 많다고 꼬집었다. 젊으신분들은 QR코드 등이 익숙해 모바일을 다루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나이드신 분들의 경우 기기 작동에 어려움을 느껴 도리어 화를 낸다는 것이다.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B씨는 "백신 미접종자 손님들의 경우는 정부가 아닌 우리에게 불만 표출을 하며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며 "언짢아하는 손님들도 많아 그분들의 기분까지 맞춰드려야 하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뜩이나 영업이 안돼서 직원을 줄인 마당에 일거리가 늘어나 골치아프다"며 "QR코드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 지침이 좀 완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