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시민들이 샤넬 매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최아영 기자]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3일 대표 제품인 '클래식백' 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서울의 주요 백화점 앞에는 이른바 '오픈런(Open Run)' 행렬이 이어졌다.3일 샤넬에 따르면 클래식백 스몰 사이즈는 893만원에서 1052만원으로 17.8%, 클래식백 미디움은 971만원에서 1124만원으로 15.8% 인상됐다. 클래식백 라지 사이즈는 1049만원에서 1210만원으로 15.3% 올랐다. 이로써 샤넬 클래식백 라인은 모두 1000만원을 넘었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사진 = 샤넬 홈페이지 캡처] ◆ 가격인상에도 "오늘이 제일 싸다"이날 오전 10시 개점 30분을 앞둔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는 수백명의 긴 대기줄이 늘어섰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온 30대 유 모씨는 "일찍 와도 물건이 언제 풀릴지 모른다. 무작위라 운에 맡겨야 한다"며 "지난 9월 가격인상 뒤 2주 동안 물건을 안 풀었다. 오늘도 인기 있는 가방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오늘이 제일 싸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지금 사도 아깝지 않다"며 "지난 7월 가격 인상 직전 구매했던 샤넬백은 벌써 프리미엄까지 붙어 몇 백만원이나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 씨가 샤넬 매장 직원에게 재고문의를 하자 "해당 상품은 현재 없지만, 고객님이 오셨을 때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10시부터 휴대 전화를 등록해 대기번호를 받은 이들은 서둘러 5분 거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으로 향했다. 성북구 석관동에 사는 30대 이 모씨는 "오전 6시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10팀 정도가 텐트를 치고 대기하고 있었다"며 "그동안 몇 번이나 오픈런을 했지만, 물건이 없어서 한 번도 못 샀다"고 덧붙였다.오픈런으로 대기번호를 받았어도 뒷번호라면 당일 입장할 수 있는 확률이 적어진다. 이날 11시경 대기번호 70번대를 받은 유 모씨에게 매장 직원은 "오늘 내로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며 "현재까지 총 104팀이 등록했다"고 말했다.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사진 = 최아영 기자] ◆ 올해만 네 번째 인상…샤넬 "제작비와 원재료가 변화 등 고려"샤넬은 올해만 2월, 7월, 9월에 이어 11월까지 네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9월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36%까지 올린 데 이어 3개월 만이다. 잦은 가격 인상에 '리셀러(재판매자)'들도 활개를 치고 있다. 여러 개의 제품을 구매한 뒤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식이다. 리셀가격이 치솟자 샤넬은 지난달 1일부터 베스트셀러인 '코코핸들'과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을 1인당 구매 한도를 1년에 1개씩으로 제한했다. 샤넬코리아는 "제작비와 원재료가 변화, 환율 변동 등을 고려해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정한다"며 "이번 조정은 샤넬의 조화로운 가격 정책에 따라 진행되며, 이는 샤넬 브랜드가 운영되는 모든 마켓 간 가격차이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