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이달부터 테이퍼링채권매입 매달 150억달러 축소파월 "금리 올린다는 신호 아냐"시장에선 내년 7월께 인상 전망 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이달 중 자산매입 축소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미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 TV 화면으로 파월의 기자회견이 중계되고 있다. 이날 뉴욕 3대 지수는 불확실성 해소 속에서 4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AP 뉴시스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왔던 돈 풀기 정책인 자산매입을 이달부터 축소하고 긴축 재정에 돌입한다.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해 도입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 기조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내년 중에 코로나19 이후 첫 번째 금리인상이 예고되고 있다.시장에 풀리는 돈줄을 죄기 위해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이달부터 점진적으로 시작해 내년 6월에는 돈 풀기 정책이 완전 종료된다. 다만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는 0~0.25%로 동결해 제로금리 정책을 당분간 유지한다.미 연준은 3일(현지시간) 이틀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이날 테이퍼링 결정으로 현재 월 1200억달러어치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이는 연준의 채권매입 규모는 이달부터 월 150억달러씩 축소된다. 11월에는 150억달러, 12월에는 300억달러가 줄어드는 식이다. 이달에는 미 국채 100억달러, MBS 50억달러 매입을 줄인다. 이런 식으로 내년 6월에는 채권매입을 통한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멈춘다는 계획이다. 이날 결정으로 지난해 3월 이후 8조달러 규모로 2배 넘게 불어난 연준의 보유 채권 증가 속도가 더뎌지게 됐다.미국의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지금 당장 채권매입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연준은 점진적인 축소를 결정했다. 그러나 연준은 경제 상황에 따라 매입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했다.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면 매입 감축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전망이 악화하면 감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무게는 감축 확대에 실려있다.연준은 내년 6월 테이퍼링이 끝나더라도 제로금리 정책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이날 확인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알 수 없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테이퍼링 소식을 전하면서 "테이퍼링 결정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신호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엄격한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리인상은 경제 상황에 달려있다. 만약 대응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이르면 내년 12월이 될 것으로 연준 위원들도 전망하기는 했지만 시장에서는 첫번째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계속해서 앞당기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당초 내년 12월을 유력한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로 지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기가 당겨져 지난달 설문조사에서는 9월, 이달 조사에서는 7월로 예상됐다.골드만삭스도 지난주 연준이 내년 7월 중 제로금리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다. 연준의 첫번째 금리인상 예상시기를 1년 앞당겼다. 골드만은 지금의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내년 중반까지 지속될 것이어서 연준이 금리인상을 재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상 전망은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파월도 FOMC 뒤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긴축 전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무게 중심은 기존 정책 유지에 있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과 이에 따른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힘이 점점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예상 인플레이션이 훨씬 더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공급 제약의 지속성, 또는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면서 "공급망이 정상기능을 회복하기는 하겠지만 그 시기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비관했다. 일부 연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25년에 걸친 2% 근처의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흐름이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