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가 있는 딸을 위해 만든 자연에서 온 라면입니다.”김홍국 하림 회장이 ‘The 미식 장인 라면’으로 14일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김 회장에겐 아토피가 있는 막내딸이 있는데 라면을 먹을 때마다 입 주변이 빨개지고 반점이 생겼다. 라면 스프에 있는 성분 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좋은 재료로 라면 스프를 대신해 딸에게 줬더니 아토피가 안 생겼다”며 “음식은 이렇게 만드는구나, 자연에서 온 신선한 재료로 라면을 만들었다”고 했다.김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직접 요리사복을 입고 등장했다. 물 500밀리리터를 넣고 4분 30초 동안 라면을 끓였다. 농가의 자연에서 온 재료로 고집스럽게 20시간 동안 국물을 우린 라면으로 나트륨을 줄여 부모가 안심하고 자녀에게 권할 수 있다. 인스턴트로 인식되는 라면을 장인이 제대로 만든 수준으로 끌어올려 가정에서도 미식을 즐기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다. 김 회장은 “국내 라면 중 가장 염분이 낮지만 맛도 있다”며 “최고의 맛이 아니면 ‘The 미식’ 브랜드를 달고 나가지 못한다”고 했다.김홍국 하림 회장. /하림장인 라면은 사골, 소고기, 닭고기 등 신선한 육류를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채소와 20시간 동안 끓여 국물 맛을 냈다. 스프도 분말이 아닌 국물을 그대로 농축한 액상이다. 분말 스프는 고온에서 육수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림 관계자는 “맛을 인위적으로 증폭하거나 변형하지 않고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렸다”고 했다.장인 라면은 조미료(MSG)를 줄이고 자연에서 온 재료로 감칠맛을 냈다. 나트륨 양은 기존 라면(1650~1880밀리그램)보다 적은 1430밀리그램으로 국물까지 개운하게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다. 라면이 건강에 해롭다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윤석춘 하림 사장은 “시중 라면과 비교를 거부한다”며 “되도록 요리로 평가해달라”고 했다.하림 The 미식 장인 라면. /홍다영 기자면은 직접 만든 육수로 반죽했다. 제트노즐 공법으로 바람에 면을 말려 쫄깃하고 잘 불지 않는 건면이다. 제트노즐은 짧은 시간에 평균 130도의 열풍으로 균일하게 건조한 뒤 저온에서 서서히 말려 면에 수많은 미세 공기층을 형성하는 공법이다. 탄력 있고 쫄깃하며 국물이 면에 잘 베이게 하는 제면 방식이다.장인 라면 한 봉지에는 약 140가닥의 면이 들어 있다. 면 한 가닥은 40센티로 총 56미터다. 익힌 면의 수분을 37%에서 미생물이 번식할 수 없는 8%로 낮춰 6개월까지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육수와 면은 하림 퍼스트 키친에서 만들며 라면 생산 전용 공장(K2)에서 완제품이 생산된다. 하림 관계자는 “자연 소재와 신선한 재료로 장인 정신으로 제대로 맛을 낸 요리”라고 했다.하림 'The 미식 장인 라면'. /하림하림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하며 라면 열풍에 탑승했다. 우선 국내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지만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김 회장은 “미국, 유럽 등은 인공 조미료를 싫어하고 자연이나 유기농을 좋아한다”며 “프리미엄 라면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한국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41억3000만개로 세계 1위다.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5.1개로 일주일에 한 개 이상 라면을 먹는 셈이다. 하림 관계자는 “내년 장인 라면 매출 700억이 목표”라고 했다.